케네디 가문에 또 악재

  • 입력 2002년 6월 8일 18시 01분


미국의 케네디 가문에 또 악재가 터졌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이며 법무장관과 상원의원을 지낸 로버트 케네디의 처조카 마이클 스카켈(41)씨가 27년전 이웃집의 15세 소녀 마사 목슬리를 살해한 혐의로 7일 유죄평결을 받았다.

미 동부 코네티컷주 노르워크시에서 열린 심리에서 배심원들은 물증없이 유죄평결을 내려 스카켈씨는 사건 당시의 법에 따라 10년∼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게 됐다고 뉴욕타임스는 8일 보도했다. 선고공판은 7월19일.

마사는 1975년 코네티컷주 벨 헤이븐의 자기 집 나무 밑에서 골프채에 맞아 숨진채 발견됐고 수사결과 범행에 쓰인 골프채는 스카켈씨의 어머니 것으로 드러났었다.

이 사건은 80년대를 넘기면서 흐지부지되는 듯 했으나 마사의 어머니 도로시 목슬리의 끈질긴 요청에 따라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재수사가 이뤄져 2000년1월 스카켈씨가 체포됐다. 이날 평결에 대해 도로시 목슬리는 "믿을 수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배심원들은 스카켈씨가 "케네디 가문이기 때문에 살인죄를 비켜갈 수 있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는 스카켈씨의 약물·알코올 재활학교 동기생의 진술을 증거로 채택했다. AP통신은 90년대 들어 유명탐정과 작가들이 이 사건을 소재로 책을 잇따라 써내면서 사건 조사가 본격화됐다고 전했다.

평결직후 스카켈씨는 "할 말이 있다"고 했다가 판사에게 제지당하고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스카켈씨 가족들은 "이번 재판은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의 명문가로 꼽히는 케네디가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1963년, 로버트 케네디는 1968년 각각 암살당했으며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들 존 F 케네디 주니어는 1999년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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