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美 젊은이 실업률 12%… 10년새 최고

  • 입력 2002년 6월 5일 18시 11분


미국 젊은이들이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다. 기업들의 채용규모가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대졸자들은 눈높이를 낮추어도 직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고 고교 졸업자들은 아예 취직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미 시사주간 타임은 최근호(10일자)에서 이 같은 구직난이 앞으로도 18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기 직업인 심리상담사가 되기 위해 심리학을 전공한 워싱턴대 4년 줄리아 쿠시안은 2주 전 졸업식에도 가지 않고 회사들을 돌며 이력서를 뿌렸다. 예전 같으면 졸업식 이전에 대부분 직장을 구했을 시점이다.

라이스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엘리자베스 라레샤이드(22·여)도 마찬가지다. 취직 인터뷰를 무려 30번이나 했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 이력서를 보낸 다른 회사 50곳으로부터는 소식도 없다.

인문 사회과학 전공자들은 더욱 어려운 처지. 특히 4, 5년 전 정보기술(IT) ‘거품 시대’에 IT를 전공으로 선택했던 졸업자들은 거품이 빠진 지금 설자리를 잃어버렸다.

이 같은 구직난 심화는 최근 경기 불황과 더불어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지난해 대비 36%나 줄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경영학석사(MBA) 출신 채용은 45%가 줄었다.

미국의 젊은이 실업률(16∼24세)은 12%로 전체 실업률 6%의 2배인데 최근 10여년새 가장 높은 수치다. 이미 시작된 졸업시즌과 함께 120만명의 대졸자와 100만명의 고졸자가 새로 구직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실업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갈 곳을 찾지 못한 대졸자들은 각종 사회단체와 대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1년짜리 지역사회 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어메리콥스 단체엔 올들어 대졸 출신 지원자가 무려 75%나 늘었다. 평화봉사단 지원자도 18%가 증가했다. 각 대학원 지원자도 30∼90%가량 증가했다.

마이애미 비즈니스 스쿨의 취직상담사 스코티 앤드루스는 “대졸자들의 취업률이 지난해의 4분의 1도 안 된다”며 “구직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자영업에 뛰어드는 등 스스로 직업을 창출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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