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평생교육과정 마친 중국동포 30명 잠적

  • 입력 2002년 5월 21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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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에 특별한 자격조건이 없는 국내 대학의 평생교육과정이 중국 동포들의 불법체류 통로로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조선족교회(담임목사 서경석·徐京錫)는 21일 "지난달 초 명지대 사회교육원 헤어디자이너 과정을 마친 중국동포 30명이 교육을 마치자마자 잠적했다"고 밝혔다.

1월 초 입국한 이들은 중국 내 유학알선업체를 통해 국내에 들어왔으며 입국 후 중국 동포 박모씨(여)와 한국인 이모씨를 통해 12주간의 명지대 사회교육원 평생교육과정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지대는 "학생들이 어떻게 비자를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미용연수 목적으로 입국했다"며 "이미 비자를 받아 한국에 들어온 상태이고 일반인이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과정이어서 입학을 허가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학교측은 또 "전에 3차례나 중국에서 평생교육과정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비자 발급을 요청한 적이 있다"며 "이 과정이 정규과정이 아니라 비자를 발급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학교 차원의 모집은 포기한 바 있다"고 말했다.

조선족교회 이은과 전도사는 "월드컵을 앞두고 관광, 산업연수 목적의 국내 입국이 어려워지자 교육과정을 이용해 비자를 위조, 발급해주는 브로커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이들 대부분이 800만∼1000만원을 내고 들어온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20대인 이들은 90일 비자로 국내에 들어왔으며 지난달 10일로 비자가 만료돼 잠적한 것으로 조선족 교회는 보고 있다.

이 전도사는 "이들 중 일부는 교육과정 중에 비자 연장이 가능하다는 브로커들의 말을 믿고 입국했다"며 "비자 연장이 불가능해지자 동료들과 함께 잠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구기자>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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