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에는 "우리는 망명처로 미국을 선택했다"며 "한국에는 좌익세력이 있어서 안심하고 살 수 없으며 작년 6월 이미 한국 망명에 성공한 장길수 친척들을 노리고 북한이 한국에 공작원을 파견했다는 소문도 있다"고 적혀 있다.
문서는 또 미국에 있는 친척으로부터 지원을 기대할 수 있고 북한에서 겪은 박해 경험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한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박해, 고문, 죽음을 의미한다"며 "북한에서 동물처럼 형벌을 받느니 차라리 여기서 (중국) 죽겠다"고 밝혔다.
일본 총영사관 관계자가 이 문서를 봤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탈북자들이 갖고 있던 미국망명희망 문서의 요지
-아버지(2살짜리 여아의 할아버지)가 정치적 성명을 내서 체포된 97년 이후 우리들은 북한에서 박해를 받아왔다. 아버지의 소식조차 모르며 생사도 불명이다.
-우리 가족은 97년 이후 당국의 감시를 받아왔으며 98년부터 잇따라 중국으로 탈출했다.
-우리들은 지난해 6월에 베이징의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들어가 한국에 망명한 장길수의 친척이다. 길수 일가의 망명후 북한 경찰의 추적이 심해져 더 이상 중국에서 숨어지낼 수도 없다. 중국경찰에 잡혀 북한으로 송환되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 중국을 떠나는 외에는 방법이 없다.
-우리들은 망명처로 미국을 택했다. 한국에는 좌익세력이 있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길수 일가를 습격하기 위해 북한이 한국에 공작원을 파견했다는 소문도 있다. 미국에는 친척도 있어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에 가서 우리들이 북한에서 받은 박해를 세계 여러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북한에 돌아가는 것은 박해와 고문과 죽음을 의미한다. 북한에서 동물처럼 형벌을 받을 바에야 여기서 죽고 싶다.
-자유와 인권을 사랑하는 세계인들은 중국에 살고 있는 수십만명의 북한주민을 생각해 주길 바란다.
<도쿄=심규선 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