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는 혐기성세균인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Clostridium Botulinum)에서 분비되는 7 종류의 신경 독소(A∼G) 중 A형 독소를 정제한 근수축 주사제. 주름살 제거 효과는 일시적이고 가격(380∼1080달러)도 만만찮지만 인기는 폭발적이다. 작년 한 해 보톡스 주사를 맞은 사람이 85만명. 보톡스를 생산 판매하는 알러간사는 올해 매출액을 작년의 3억1000만달러보다 35%나 늘려 잡고 있다.
피부과나 성형외과 의사를 집으로 초청해 함께 돌아가며 보톡스 주사를 맞는 ‘보톡스 파티’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성공률이 높은 데다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4∼6개월이 지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도 중장년층을 유혹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대가도 적지 않다. 유명 탤런트 수잔 워터스(38)의 웃지 못할 경험담. “화난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올리라는 감독의 주문대로 눈썹을 치켜올렸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스크린에 비쳐진 제 모습은 무표정하더군요.” 주사를 맞은 뒤 이마 근육이 수축돼 울거나 찡그리는 표정 연기를 할 수 없었다는 것.
낸시 디코프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는 “나이와 함께 늘어가는 주름살은 연륜을 반영하는 아름다움이다. 자신의 얼굴에 ‘독주사’를 갖다대는 게 정말 스스로를 위하는 일인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