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자녀, 부모와 거리감”… 日 대학생 조사

  • 입력 2002년 5월 5일 23시 57분


“나는 위아래에 끼어서 부모의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랐다. 그래서인지 다른 형제와는 달리 부모와 조금은 서먹한 것 같다.”

이런 말을 하는 차남이나 차녀가 적지 않다. 이번에 도쿄(東京)대 대학원 연구팀이 이런 ‘푸념’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도쿄대 대학원 인지행동과학연구실은 최근 전국의 3인 형제(자매 또는 남매)로 이뤄진 대학생 219명을 대상으로 한달 동안 부모에게 전화하는 횟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첫째가 6.9회, 둘째가 4.6회, 막내가 5.9회로 나타나 둘째의 전화횟수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별로 차이가 있는 지를 조사했으나 결과는 비슷했다.

장남(장녀)은 부모의 관심을 독점하는 기간이 있고, 막내도 밑에 자녀가 없기 때문에 그만큼 부모의 손길이 많이 닿지만 둘째는 이도 저도 아니어서 이런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즉 부모와의 친밀감이 다른 형제보다 떨어져 전화 거는 횟수가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것.

출생순서와 부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98년 캐나다의 연구팀도 둘째는 첫째와 막내에 비해 부모를 친밀한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도쿄대 연구팀은 “중간에 있는 자녀가 부모에 대해 독특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며 “앞으로는 전화만이 아니라 행동에 대해서도 조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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