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가는 파월 “성과 확신못해”

  • 입력 2002년 4월 8일 17시 55분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8일 날로 악화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중동순방에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70년대 헨리 키신저의 ‘셔틀외교’(중재외교) 이후 가장 중요한 미국의 중동개입정책”이라고 평하면서 이번 순방이 중동 평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민병대를 분쇄할 때까지 공격할 것”이라며 미군의 철군 요구를 거부했고 팔레스타인측은 샤론 총리를 “희망의 킬러”라고 지칭하면서 “중동평화협상이 종말을 고했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파월 오기 전에 끝내자?〓샤론 총리는 8일 의회연설에서 “아직 임무가 완수되지 않았다”며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의 테러 기반이 제거될 때까지, 그리고 살인자들이 체포될 때까지 가능한 한 신속히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을 철수한 뒤에도 영구적인 완충지대를 설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 무장헬기는 이날 새벽 예닌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미사일 20발을 발사했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저항이 거센 나블루스에서도 5일째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의 이같은 대규모 공세는 이번 주말로 예정된 파월장관의 이스라엘 방문 이전에 끝날 것이라고 외신은 관측했다.

▽아랍권 반발〓팔레스타인인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중동문제 개입 발표와 파월 장관의 순방 사이의 시간차로 오히려 이스라엘이 군사행동을 강화할 시간만 벌게 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샤론 총리의 완충지대 설치발표에 대해 팔레스타인의 사에브 에라카트 협상대표는 “이는 사실상 재점령이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종말을 의미하며 평화과정도 끝났다”고 반발했다.

파월 장관의 첫 방문지인 모로코에서는 7일 35만명의 군중이 참가한 반미시위가 벌어지는 등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 등에서 반미-반이스라엘 시위도 격화되고 있다.

▽전망〓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이 이스라엘에 보다 많은 재량권을 주자는 의견을 굽히지 않아 미 행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림에 따라 파월 장관이 이번 순방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뉴스위크 최신호(15일자)가 보도했다.

파월 장관도 7일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여행이 될 것”이라며 “이번 방문 뒤 평안을 들고 오지 않을 것이고, 휴전을 성사시킬지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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