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등 악의 축 3國에 美 무기업자들 밀매” USA투데이 보도

  • 입력 2002년 3월 21일 18시 08분


미국 내 무기밀매업자들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북한 이라크 이란 등 3개국에 1000만달러 상당의 무기를 불법 수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USA투데이지가 20일 보도했다.

1995년 이후 미 연방법원에 접수된 40여건의 관련 사건을 검토한 이 신문은 “미국 내 밀수출업자들이 F14 전투기 부품, 피닉스 공대공미사일 부품, 집폭탄용 고성능 지르코늄 등의 무기를 이란 이라크 북한에 제공해 왔다”면서 “여기에는 1200만달러 상당의 미군 헬리콥터 34대를 밀수출하려고 한 대형사건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미국의 무기 밀매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95년 이후 1000만달러로 추정된다”면서 “미국 밀매업자들은 위장외국회사를 내세워 최종 목적지를 속이는 수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적발과 단속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94년부터 99년까지 북한에 전투기 부품, 컴퓨터, 방탄조끼, 위성신호감지기 등을 밀수출해온 미국 업체 AET의 경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유령회사로 무기를 선적하면 부다페스트에 있는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최종 목적지를 속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USA투데이지는 “미 관세청은 9·11 테러 이후 테러지원국가들로 무기가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방어작전(Operation Shield America)’을 벌인 결과 의심이 가는 1600여개의 무기제조·판매업체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미 관세청의 리처드 보너 청장은 “미국은 9·11테러 이후 무기밀매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밀매방식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어 적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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