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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2월 13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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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셰비치를 전쟁범죄 및 대량학살 혐의 등으로 기소한 구 유고 전범법정(ICTY) 검찰측은 이날 기소내용 설명을 통해 밀로셰비치가 권력에 굶주린 거의 중세기적인 만행 으로 수천 명을 살해한 데 책임이 있는, 권력에 굶주린 우두머리 모사꾼이었다 고 비판했다.
국가원수로는 최초의 국제 전범재판을 받게된 밀로셰비치는 검찰측이 약 10년간에 걸쳐 발칸 3개국에서 일어난 복잡한 사건들의 개요를 설명하는 동안 귀를 기울이면서도 초조한 모습이었고 때로 노트에 메모를 하기도 했다.
ICTY 검찰측은 강간, 고문, 약탈, 추방, 살인 등 수많은 사람들이 겪은 고통의 내용을 개략적으로 설명했다. 관련 사건의 생존자들은 앞으로 2년동안 계속될 재판과정에서 자세한 증언을 하게 된다.
밀로셰비치의 혐의 사실은 수만명이 사망하고 100만명 이상이 추방된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및 코소보에서의 대량학살 및 기타 전쟁범죄 등을 합해 모두 66개항에 이른다.
조프리 나이스 ICTY 차석 검사는 이날 보스니아에서 발생한 학살사건을 예로 들면서 세르비아군이 적십자사 차량에 타고 있는 45 가족에 대해 안전을 보장해 주겠다고 약속한 후 데리고 가서 한 건물 안에 가둬놓고 불을 질러 살해했다고 밝혔다.
ICTY의 합법성을 부정하고 변호사 선임을 거부하면서 이 법정과는 별도의 투쟁절차를 개시한 밀로셰비치는 13일(현지시간)에 속개되는 재판에서 검찰측 주장에 대해 반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밀로셰비치에 대한 재판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심복들이 군사법정의 심판을 받은 이후 최대의 전범재판으로 손꼽히고 있다.
발칸 국가에서는 수백만명이 TV를 통해 이날 첫 재판 모습을 지켜보았다. 일부 피해자 유족들이나 생존한 피해 당사자들은 깨끗한 전범법정에서 진행된 그의 재판에 대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전범법정이 그에게 너무 잘해 주고 있다 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