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銀 AIB 美자회사 7억5000만달러 금융사기 피해

  • 입력 2002년 2월 7일 01시 34분


95년의 베어링스은행 파산사건 이후 최대규모의 금융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아일랜드 최대은행인 AIB는 6일 미 볼티모어에 있는 미국내 자회사 올퍼스트파이낸셜의 외환거래 담당 직원인 존 로스낵이 7억5000만달러(9750억원 상당) 규모의 금융사기를 저지르고 도주한 혐의에 대해 조사중이며 미 연방수사국(FBI)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마이클 버클리 AIB회장은 이날 더블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큰 타격을 입었지만 피해액 전액을 청산하고도 지난해 순이익을 낸 만큼 베어링스은행 파산사건과는 다르다”며 즉각 파문 진화에 나섰다. 95년 베어링스은행의 싱가포르 주재 파생상품 거래담당 직원이던 닉 리슨은 불법거래를 통해 14억달러의 손실을 끼쳐 은행을 파산으로 몰고간 바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AIB 주가는 15% 이상 떨어졌으며 런던은행들은 AIB와의 외환거래를 중단했다.

그는 이번 부정이 회계점검 결과 로스낵씨가 자신이 거래에서 초래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1년간 1000번이나 가공거래를 통해 돈을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로스낵씨가 조사를 피해 지난 주말 사라짐으로써 4일에야 사건의 윤곽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극도로 복잡하고 정교한 금융기법이 이용된 이번 사기에 은행 내외에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30대 후반의 로스낵씨는 AIB에서 7년간 일해오면서 연봉 8만5000달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일간지 이브닝스탠더드는 동료들의 말을 인용해 “로스낵씨는 금융사기를 꾸미리라고는 짐작조차 들지 않는 ‘정상적인 보통사람’이었다”고 보도했다.

AIB는 아일랜드와 영국 내에 350여개의 점포를 두고 주로 소매금융을 취급하고 있으며 퍼스트메릴랜드뱅크를 97년 합병해 설립한 올퍼스트은행은 메릴랜드,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주 등에 250개의 지점을 둔 미국 내 50대 은행 중 하나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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