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日 ‘남쿠릴 4개섬’ 동시협상 합의

  • 입력 2002년 2월 3일 18시 44분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과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일 도쿄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간에 갈등을 빚고 있는 ‘남쿠릴 4개 섬’의 반환 및 귀속 문제를 동시에 협상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외무장관은 회담에서 3월 중순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차관급 회담에서 남쿠릴 제도의 4개 섬 중 하보마이(齒舞), 시코탄(色丹)의 반환 문제와 구나시리(國後), 에토로후(拓捉)의 귀속 문제를 각각 분리하되 협상은 동시에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일본은 현재 남쿠릴 4개 섬의 완전 반환과 동시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하보마이와 시코탄 2개 섬은 반환협상에 응할 수 있으나 나머지 2개 섬은 귀속 문제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와구치 외상은 이날 △북방 4개 섬의 귀속 문제를 확인한 후 평화 조약을 체결한다 △북방 4개 섬의 주권이 일본에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반환 시기 등은 유연하게 고려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재천명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이에 대해 “일-소 공동선언과 그 동안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준수하는 선에서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이날 회담에서 남쿠릴 4개 섬 주변 수역의 제삼국 꽁치 조업 문제에 대해 “앞으로 제삼국의 조업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 정식 합의했으며, 러시아측은 주변 수역의 불법어로 행위와 자원보호를 위해 일본정부의 협력을 요청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전했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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