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피란민 학살 미8군이 명령

  • 입력 2002년 2월 3일 15시 51분


1950년 6.25전쟁 당시 피란민에 대한 학살명령은 미군 최고사령부였던 미8군이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BBC방송이 1일 보도했다.

BBC 방송은 또 노근리 사건 을 자체 조사했던 미국 국방부가 피란민에 대한 사격명령이 있었음을 기억하는 상당수 참전병사들의 구두증언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BBC방송은 1일 오후 9시(현지시각)부터 50분간 방영된 한국전 조명 프로그램에서 "미 8군이 50년 7월26일 모든 피란민의 전선통과를 불허하는 정지명령을 내렸다"며 "이날부터 민간인 학살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같은 명령에 따라 지시가 하달된 첫 날 노근리에서 400여명의 피란민이 미군기의 기총소사를 받고 사망했으며 그후 3일간 철교밑에서 학살이 계속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노근리에서 사격을 가했던 미 육군 7기병연대 참전용사 35명의 증언을 소개했다.

참전용사 조 잭먼씨는 "한 장교가 미친 사람처럼 '전원 사살'이라고 외쳤고 어린이든 노인이든 정상인이건 불구자건 상관없이 사격했다"고 증언했다.

이 방송은 또 "노근리 사건 이후에도 50년 8월 낙동강을 건너는 피난민에 대한 사살명령이 있었고, 50년 9월1일 포항 인근의 해안에서는 미 해군함정이 40분간 1000여명의 피란민을 향해 발포해 400여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BBC 방송은 "한국 국방부가 미군에 의한 민간인 사살사건을 모두 61건 기록하고 있으나 미국은 지난해 이 가운데 단 1건만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타큐멘터리는 런던의 옥토버필름스가 제작한 것으로 톰 로버츠가 감독하고 제레미 윌리엄스가 프로듀서를 맡았다.

<하종대기자>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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