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민주, 엔론사태 득실 저울질…공화 “악재”

  • 입력 2002년 1월 13일 19시 07분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이 엔론 사태가 가져올 정치적 파장의 득실을 계산하면서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테러와의 전쟁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올라가는 바람에 덩달아 기세등등하던 공화당은 때아닌 악재가 터지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비록 정치자금 수수가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엔론과 연루된 인사들이 워낙 많다 보니 행정부나 당내에서 엔론을 돕기 위해 무리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때문이다.

공화당 의회위원회(NRCC) 의장인 토머스 데이비스 3세는 “누군가가 행정부 관리의 자격으로 행동하고, 엔론에 특혜를 주지 않았을지 걱정”이라고 근심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빌 팩슨 하원의원은 “민주당도 엔론으로부터 돈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에게 마냥 손가락질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면 양당 모두 타격을 받게 된다는 ‘공멸론’을 폈다.

반면 민주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호재라며 반색하고 있다. 선거전략가인 태드 디바인은 “우리도 정치자금을 받았지만 선거쟁점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특히 부시 대통령의 역할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섣불리 공세를 폈다가 역습을 당할 수도 있다고 보고 당분간은 피해자인 엔론사 직원들과 투자자들을 다독거리며 관망키로 했다. 테리 맥컬리프 민주당 의장은 “이번 사태는 우리가 굳이 기름을 끼얹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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