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證市 올 80% 상승… 신용등급 상향 잇따라

  • 입력 2001년 12월 30일 17시 50분


올해 세계 최고수준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던 러시아 증시가 29일 폐장했다. 이날 러시아 증시의 RTS지수는 256.75포인트를 기록, 연초에 비해 80%가 올랐다.

증시의 폭발적인 상승에 힘입어 올해 러시아에 투자한 펀드들도 높은 수익을 올렸다. 러시아 증시 전문 투자펀드인 필그림 러시아펀드는 69.13%의 수익률로 전 세계 뮤추얼펀드 중 최고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제신용평가업체들도 연말을 맞아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잇달아 상향조정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19일 장기외화채권 신용등급을 B+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도 지난달 말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9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Ba3로 두 단계 올렸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증시의 강세를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후 정치·경제적 안정과 유가 강세 때문”으로 분석했다. 투자회사인 UFG는 “러시아 시장의 부정적인 면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증권중개회사인 아톤은 “주가가 2002년에도 올해와 같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 같지는 않지만 러시아 시장의 잠재력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96, 97년에도 높은 수익을 내다가 98년 갑작스러운 경제위기를 맞았던 경험 때문에 “러시아 시장은 여전히 위험하다”는 견해도 있다. 올해 ‘대박’을 터뜨린 필그림 러시아 펀드도 98년에는 83%나 손해를 봤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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