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객기 공중테러 모면…중동계 용의자 신발에 폭탄 숨겨

  • 입력 2001년 12월 23일 17시 49분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승객 185명과 승무원 12명을 태우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가던 아메리카항공 소속 보잉 767기 내에서 승객 한 명이 대서양 상공에서 신발에 숨긴 폭탄을 폭발시키려다 승무원에 적발돼 붙잡히고 항공기는 보스턴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항공기 폭발 기도 사건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보스턴 로건국제공항의 책임자인 토머스 킨튼 국장은 “문제의 승객은 리처드 리드(28)라는 이름의 영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나 3주 전 벨기에에서 발급한 것으로 돼 있는 이 여권은 가짜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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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뉴스 전문 케이블 방송인 MSNBC는 이 승객이 중동계라고 보도했다.

킨튼 국장은 또 이 승객이 신고 있던 농구화에 대해 X선 검사를 실시해 밑창에 감춰진 C4 플라스틱 폭탄을 찾아냈다고 밝히고 이 폭탄은 기체에 상당한 타격을 가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오후 1시경 로건공항에 비상 착륙한 항공기에서 문제의 승객을 연행해 수사 중이다. 이 승객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승무원 2명이 부상했으나 다른 승객들은 무사했다. 백악관은 이날부터 크리스마스 휴가에 들어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사건 발생 직후 브리핑을 받고 사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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