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코카콜라…경영진 갈등-숙적 펩시 맹추격

  • 입력 2001년 12월 12일 18시 07분


세계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는 코카콜라의 115년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숙적인 펩시가 맹추격을 벌이고 있는데다 코카콜라의 전설적인 경영인 로베르토 고이후에타가 97년 사망한 이후 경영진 내부의 취약점을 보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12월24일자에서 ‘누가 이곳을 경영하고 있는가’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흔들리는 코카콜라 제국을 조명했다.

포천은 고이후에타의 후계자였던 더그 이베스터가 경영부진의 책임을 지고 2년도 안돼 99년12월 물러났고 이어 최고경영책임자(CEO)가 된 더그 대프트 회장은 올 4월 코카콜라 역사상 최초로 외부에서 영입한 스티브 헤이어 사장과의 갈등설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헤이어 사장이 CEO가 되기 위해 대프트 회장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회사 내에서 떠돌다 지금은 월가에서도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경영진이 안정을 찾지 못한 가운데 최우량 주식으로 꼽히던 코카콜라 주가는 5년 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포천은 이 회사가 연간 11∼12%의 성장률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월가의 음료 전문 분석가들이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가콜라가 고전하고 있는 직접적인 원인은 두 가지. 경쟁사인 펩시가 스포츠음료와 주스 부문에서 매출이 크게 늘어나 비탄산음료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사이에 코크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이 부문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투자가 늦어졌다는 것.

다른 하나는 전체 매출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해외 매출 신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데다 미국 내 매출도 98년 이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

2만5000명의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모건 스탠리의 조사 결과 코카콜라 브랜드에 대한 젊은이들의 호감도가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인 펩시가 여가수 브리티니 스피어스를 앞세워 맹렬히 판촉활동을 벌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막대한 광고비를 들여 ‘살맛 난다(Life tastes Good)’는 광고 메시지를 개발했지만 9·11테러사건 후 미국 내 분위기에 맞지 않아 포기한 이후 광고 포인트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포천은 전했다.

올해 코카콜라는 200억달러(약 26조원) 매출에 40억달러의 순익, 펩시는 270억달러(약 35조원) 매출에 30억달러의 순익이 예상돼 코카콜라가 여전히 순익규모와 순익률에서 앞서고 있지만 매출 신장률에서는 펩시가 계속 앞서갈 것이라고 이 잡지는 보도했다.

<홍은택기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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