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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9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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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게 위원장은 6∼8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노벨평화상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 폐막식에서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확대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심포지엄에서 수상자들은 ‘테러는 21세기 세계평화의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는 데는 인식을 같이했으나 그 원인이나 대처 방안에는 의견이 갈려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했다.
수상자들은 당초 ‘장차 세계평화에 가장 심각한 위험은 국가나 개인의 비합리적인 행동이 아니라 세계 각지의 빼앗긴 자들의 정당한 요구에서 비롯될 것이며, 테러를 끝내기 위해서는 인간가족내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 초안을 마련했었다.
대부분의 수상자들은 “테러리즘은 악이지만 그 뿌리는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빈곤과 강제적인 박탈에 있다”면서 “이 같은 근본적인 불의를 해결해야만 테러가 근절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남아공의 데즈먼드 투투 주교 등은 “칼(무력)이 정의는 아니다”면서 “뉴욕과 워싱턴의 무고한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은 게 비난할 만한 잘못이라면 다른 나라에서 그런 잘못이 저질러지지 않았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라고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비난했다. 그러나 동티모르 독립지도자인 주제 라모스 오르타와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인 작가 엘리 비젤 등은 “테러리즘을 먼저 제거한 뒤 그 원인을 논해야 한다고”며 미국의 테러에 대한 응징을 옹호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