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첫총선 알바니아계 압승

  • 입력 2001년 11월 18일 18시 43분


17일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코소보의 첫 총선에서 이브라힘 루고바(57)가 이끄는 코소보 알바니아 민족동맹(LDK)이 출구조사 결과 45%의 최다득표율을 보였다고 비정부기구인 코소보 시민발의행동(KAIC)이 18일 발표했다. 독립의 전 단계로 120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코소보민주당(PDK)은 24%, 코소보미래연대(AAK)는 8%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대통령은 이번에 뽑힌 국회의원들이 의회에서 선출한다. 따라서 99년 신유고연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간의 전쟁 끝에 유엔의 관할로 넘어간 코소보의 첫 대통령은 루고바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루고바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 대통령의 알바니아계에 대한 압제와 인종청소에 끈질기게 저항해온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

1944년 코소보 서부의 한 상점주인의 아들로 태어난 루고바는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한 뒤 귀국해 알바니아 문학교수 겸 작가로 활동하다 89년 코소보 작가동맹 회장에 선출된 것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해 십수년간 비폭력 저항운동을 주도해왔다.

항상 실크스카프를 목에 감고 다니는 루고바는 98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고 공습 때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과 만나는 등 온건노선을 펼치다 강경파의 집중비난을 받고 이탈리아로 망명했다. 그러나 유고군 철수후 강경파들이 반대파를 무차별 학살하는 등 무리수를 두면서 지지가 되살아나 지난해 7월 귀국했다.

<김정안기자·프리슈티나AFP연합>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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