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물 필적분석 추정]FBI "탄저 테러범은 美거주 남성"

  • 입력 2001년 11월 11일 18시 51분


‘미국에 거주하는 20대 이상의 남성으로 영어가 모국어는 아니고 상당한 과학적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리고 무엇엔가 분노하고 있는 사람.’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9일 발표한 탄저균 테러범의 윤곽이다. FBI는 NBC방송과 톰 대슐 상원의원 등에 배달된 탄저균 우편물의 필적 등을 행태학적으로 분석, 테러범을 이같이 추정했다. FBI는 조사 과정에서 복역 중인 여타 우편 테러범들을 상대로 범행심리를 분석하기도 했다.

FBI는 “우편물을 통한 탄저균 공격과 다른 테러조직들간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났다”며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가 탄저균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그 같은 시나리오는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탄저균 테러범은 9·11 테러와 무관하나 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

FBI가 추정한 탄저균 테러범의 모습은 70년대 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우편물 테러로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이른바 ‘유나보머’ 사건의 범인 테드 카진스키와 비슷하다. ‘유나보머’는 그가 테러 대상으로 삼았던 대학 항공기 폭격기의 영문을 결합한 말. 버클리대 수학교수 출신인 그는 과학기술문명을 비난하며 몬태나주에서 은둔생활을 하다 동생의 제보로 체포됐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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