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자주 목욕한 아이, 자라서 친구 잘 사귄다

  • 입력 2001년 11월 9일 18시 53분


‘아버지와의 스킨십은 아이에게 세상으로의 통로.’

영국 센트럴 런던대학의 심리학 연구팀은 신생아 때 아버지와 자주 목욕한 아기는 커서도 친구를 잘 사귀는 등 사회성이 좋은 반면 그렇지 않은 아이는 사회적 적응력이 약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BBC방송이 8일 보도했다.

하워드 스틸 박사 연구팀은 100쌍의 부모들이 14년 전에 낳은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생후 1년, 18개월, 5년, 6년, 11년 등으로 나눠 조사하고 마지막 해에는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아버지와 함께 목욕한 경험이 없는 아이는 30%가 커서 친구를 사귀는데 심각한 문제를 겪었고 아버지와 1주일에 3∼4번 목욕한 아이들은 이런 문제를 경험한 수치가 3%에 불과했다.

특히 14세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기 때 아버지와 목욕하지 않은 아이들은 상당수가 친한 친구가 없으며 다른 아이들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아 때 목욕을 통한 아버지와의 신체적 접촉이 이처럼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는 이유 중 하나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 때문으로 이 호르몬은 따뜻한 온도에서 신체와 접촉할 때 분비가 촉진된다는 게 스틸박사의 설명. 스틸박사는 “아버지는 유아기 때의 아기들을 돌보아 줌으로써 아기를 어머니이외의 다른 세계로 안내하는 기능을 한다”면서 “그 가장 좋은 기회가 목욕”이라고 지적했다.

또 ‘초보 아버지’에게 정보를 주는 단체 ‘파더 디렉트’의 잭 오설리번 대변인은 유아 때 아버지와 적극적인 교감을 이룬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16세가 되었을 때 사교에 능하고 시험을 잘 치르며 성인이 될 때까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낮다는 조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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