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가 기업문화 확 바꿨네…재택근무등 속속 도입

  • 입력 2001년 10월 30일 18시 01분


미국 테러사태 이후 선진국 기업들의 근무 환경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29일 테러사태 이후 미국 기업들이 ‘중앙집중적 근무체제’에서 ‘분산형 근무’로의 전환을 모색하면서 재택근무와 원격지 업무처리 체제의 도입이 빨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변화의 물결에는 선마이크로시스템, 시스코 등 정보기술(IT) 메이저들이 선두에 서 있다. 그리고 여기에 프록터 앤 갬블(P&G) 같은 생활용품 분야 기업들, 전화 안내회사인 ARO 콜 센터처럼 공익 성격의 기업, 건강보조용품 회사인 엠파이어 헬스 초이스 등 다양한 제조업체들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엠파이어 헬스 초이스는 세계무역센터에 입주했던 1900명의 직원들에게 종전의 중앙집중 근무방식 대신 재택근무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필수인원만 교대로 회사에 나오는 시스템이다.

역시 세계무역센터에 본사가 있던 모건 스탠리도 변화를 겪고 있다. 3700명의 본사 임직원들이 모두 한 장소에서 일하는 체제에 익숙해 있던 이 회사는 자사 소유빌딩을 리먼 브라더스에 팔고 대신 분산형 사무실을 모색 중이다.

P&G는 새로운 근무체제가 부동산 구입 및 임대비용을 줄여 최대 3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텔레워크’ ‘호텔링’ ‘핫 데스킹’ 등 분산 근무 관련 신조어들이 앞다퉈 나오고 있다.

테러사태는 근무장소뿐만 아니라 개인과 기업들의 거래 및 의사 전달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독일 경제전문지 한델스 블라트는 29일 독일 최대의 통신회사인 도이체 텔레콤의 통화량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인터넷 연결 신청자도 크게 늘어나 매출액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우편물에 의한 탄저균 테러 우려로 e메일 사용자가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기업들이 항공기 사고 우려가 없으며 출장비도 절약할 수 있는 화상회의 방식을 적극 채용함에 따라 테러사건 이후 화상회의 이용 기업이 25%나 증가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미국 내 컨설턴트들은 이 같은 근무 패러다임의 전환을 중세 길드체제와 산업혁명기 이후 최대의 변화로 보고 있다고 트리뷴지는 주장했다.

물론 PC와 노트북 컴퓨터가 보급됐을 때부터 이 같은 변화는 예상됐던 일. 하지만 가공할 테러의 위협은 마침내 ‘주식회사 미국’으로 하여금 서둘러 종전과 다른 ‘작업장 전략’을 채택하도록 하고 있다고 트리뷴지는 분석했다.

<파리·베를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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