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테러 확산일로]말련 美대사관에 백색가루

  • 입력 2001년 10월 22일 18시 39분


'동요하지 마세요'-앤서니 윌리엄스 워싱턴 시장
'동요하지 마세요'-앤서니 윌리엄스 워싱턴 시장
미국 수도 워싱턴에 이어 뉴저지주 우체국에서 탄저균에 감염된 직원이 추가로 확인된 가운데 쿠웨이트와 말레이시아 주재 미 대사관 등에도 탄저균으로 의심되는 우편물이 배달되는 등 탄저균 공포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탄저균 위협 때문에 폐쇄됐던 미 상하원은 22일 일제히 문을 열고 의정활동을 정상화했다.

미 CNN 방송은 22일 뉴저지주 동부 해밀턴시 우편물 집하소에서 23건중 13건의 우편물에서 탄저균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집하소에서는 이미 두 명의 직원이 피부 탄저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탄저병으로 숨진 1명을 포함해 미국 내에서 탄저균 양성 반응을 보인 환자는 모두 9명이 됐다. 보건 당국은 탄저병 환자로 의심되는 5명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이날 세계 곳곳에서는 탄저균으로 의심되는 흰색 가루가 들어있는 우편물로 소동을 빚었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쿠웨이트와 말레이시아 주재 미 대사관들이 흰색 가루가 동봉된 우편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쿠웨이트 주재 미 대사관 측은 수상한 우편물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흰색 가루가 탄저균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주재 미 대사관도 이날 흰색 가루가 든 우편물이 배달돼 직원들이 대피하고 소방관들을 부르는 등 소동을 빚었다.

AFP 통신은 또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 있는 미국 AP통신 및 CNN방송 지사에도 탄저균으로 의심되는 우편물이 배달됐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21일에는 카리브해 연안 바하마 군도의 수도 나소에서 흰색 가루가 든 편지 한 통이 탄저균 양성 반응을 보였다. 현지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우편물에 대한 탄저균 1차 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타났으며, 우체국 직원 10명이 예방 차원에서 항생제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미 의회는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사당이 테러에 굴복해 문을 닫았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자 이번주부터 상하원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의원 사무실 등 6개의 의사당 주변 건물에 대해서는 탄저균 노출에 따른 검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 폐쇄하기로 했다.

미 하원은 지난주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인 톰 대슐 의원 사무실과 하원 건물 등에서 직원들이 잇달아 탄저균에 노출되자 18일 의사당 건물을 폐쇄하고 의정활동을 잠정 중단했었다. 상원의 경우 법사위 등 일부 상임위를 속개했지만 활동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홍성철·김성규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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