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에도 탄저균 편지

  • 입력 2001년 10월 16일 01시 00분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8일째 맹폭격을 하는 등 대(對) 테러전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미국이 ‘탄저균 테러 공포’의 세계적인 확산과 이슬람권의 반미(反美)시위 격화로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연방수사국(FBI)은 테러리스트들이 트럭을 이용해 치명적인 화학물질을 살포하는 후속 테러를 감행할 것으로 보고 화학물질 운송이 가능한 약 30명의 아랍인을 추적하고 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지가 15일 보도했다.

FBI 관계자는 지난 2년간 25∼30명으로 추정되는 아랍인들이 몇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미 콜로라도주 덴버의 운전면허학원을 다닌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들이 앞으로 일어날지 모르는 추가테러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5일 미 상원의 민주당 지도자인 톰 대슐 의원(사우스다코타) 사무실로 발송된 한 서한에서 탄저균이 발견됐으며 이로 인해 그의 보좌관 1명이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미국 뉴욕 NBC 방송국의 탄저균 감염사건을 조사하던 경찰관과 연구원 등 3명이 탄저균에 노출된 것으로 밝혀져 미국에서만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탄저균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사무실의 우편분류실에서도 15일 정체 불명의 흰색 가루가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폴란드 그단스크에서도 경찰서와 TV방송국에도 정체 불명의 우편물이 배달돼 이를 취급한 11명이 병원에 긴급 격리수용됐다.

독일 공영 ZDF 방송은 15일 탄저병 테러에 오사마 빈 라덴의 조직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집트 경찰이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2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히고 이들은 체코를 통해 탄저균 포자가 든 유리병을 입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나이지리아에서는 12일 북부 카노에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에 항의하던 시위가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간의 충돌로 번지면서 수백명이 사망했다고 CNN방송이 14일 보도했다.

파키스탄에서도 14일 자코바바드의 공군기지 인근에서 4000여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총격전까지 벌어지면서 3명이 숨졌다. 15일 카라치에서는 경찰관 2명이 무장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5일 파키스탄을 방문해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빈 라덴 색출을 위한 정보 분야의 협력 방안과 탈레반 이후의 과도정권 구성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이슬라마바드〓이종환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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