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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4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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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그림은 탈레반에 대항해 투쟁해온 북부동맹 중심의 중앙집권적 정부형태 대신 다수부족인 파슈툰족, 탈레반 이탈세력 등 다양한 세력이 함께 참여하는 ‘느슨한 연립정부(loose coalition)’. 미국은 이 연립정부의 상징적인 구심역할을 맡을 인물로 현재 이탈리아에 망명중인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국왕을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부시 대통령은 지난주 국가안보회의(NSC) 멤버들과 가진 최소한 두 차례의 회합에서 탈레반 정권 붕괴 후 ‘권력 공백’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새 정부 구성을 위한 구체적 논의에 착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전했다.
타임스는 또 미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부시 대통령이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가 주장해온 대로 유엔이 아프가니스탄 신정부 구성에 중심역할을 맡는 방안을 수용키로 했으며 이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이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이처럼 유엔주도 아래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은 △북부동맹의 통치능력에 대한 불신감 △강력한 중앙정부에 반대해온 아프가니스탄의 전통 △아랍 및 중앙아시아 주변국가들의 반발과 경계심 △아프가니스탄 내분에 휘말려들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 행정부는 국제적 동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14일부터 파키스탄과 인디아를 방문, 사전조율을 하는 데 이어 부시 대통령이 상하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 미국은 또 수십억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되는 아프가니스탄 재건 비용의 분담문제도 APEC에서 각국 지도자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