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반응-피해상황]탈레반 "게릴라전으로 강력 저항"

  • 입력 2001년 10월 10일 01시 24분


미국이 9일 2차 공격을 펼치자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군은 도시에 전투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대공포를 발사하면서 저항했다.

▽탈레반 항전〓미국의 공격에 대해 탈레반 정권은 전면적인 게릴라전을 이끌며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탈레반은 1차공습 후 열린 내각 비상회의에서 미국에 대한 반격을 결정하고 미국이 원하는 테러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한다는 군부 정책을 재확인했다. 회의에서는 병력배치를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의 추가공습에 앞서 수도 카불 주민들에게 등화관제를 명령했다.

압둘 살람 자에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밤 공습은 이슬람 세계 전체에 대한 테러공격”이라면서 “미국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가니스탄 피해상황〓자에프 대사는 9일 기자회견에서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 산 속에 숨어있으며 현재 안전하다”고 말했다.

8일 밤부터 9일 아침까지 이어진 둘째날 공습은 첫날 공습과 마찬가지로 카불과 칸다하르, 잘랄라바드 등의 공항과 TV 송신탑 등 대공망과 통신망 파괴에 초점이 맞춰졌다. 미 국방부측은 둘째날 공습에 B1, B2 등 10대의 장거리 폭격기와 10대의 전폭기, 15대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이 동원돼 첫날보다는 소규모였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이슬람통신(AIP)은 카불 공항과 텔레비전 중계탑이 위치한 동부지역에 3차례의 강력한 폭발이 있었으며 카불시내 400개 병상을 지닌 병원 근처와 카불공항 인근에 폭탄 한발이 각각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란 관영 IRNA통신은 8일 공습으로 탈레반의 공군사령관 아크타르 모하마드 만수르와 낭가라르 제1대대 사령관인 우마르 아타이에 장군이 사망했다고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으나 탈레반측은 이를 부인했다.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는 둘째날 1차 공습에서 최소 3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또 카불시내 2차 공습에선 유엔의 지뢰제거 작업에 참여중인 현지인 여직원 4명이 숨지고 칸다하르에선 1명의 민간인이 희생됐음이 확인됐다.

이에 앞서 7일 밤 세차례의 폭격에선 1군단이 주둔한 수도 카불과 2군단의 주둔지인 남부의 칸다하르, 그리고 동부 국경도시 잘랄라바드, 북부의 쿤두즈와 마자르 이 샤리프, 서부의 헤라트와 신단드 등 7개 군사거점의 31개 목표물 파괴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공습에선 제공권 장악을 위해 공항과 레이더망, 항공기, 항공유저장소 등 주로 대공망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제프 훈 국방장관은 첫날 공습에서 30개의 목표물에 명중했다고 말했다. 자에프 대사는 7일 첫날 공습으로 20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홍권희·권재현기자·이슬라마바드(파키스탄)〓이종환특파원>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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