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물리학상 코넬(美)-와이먼(美)-케털리(獨)

  • 입력 2001년 10월 9일 23시 26분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은 미국의 에릭 코넬 박사(39)와 칼 와이먼 박사(50), 독일의 볼프강 케털리 박사(43) 등 3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고 스웨덴 왕립학술원이 9일 발표했다.

왕립학술원은 “미 표준연구소의 코넬 박사와 MIT대의 케털리 교수, 콜로라도대의 와이먼 교수 등 3명이 수많은 원자가 마치 하나처럼 뭉쳐 있는 새로운 물질 상태를 만드는 데 성공해 선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학술원은 이들의 업적이 원자들의 상태를 정밀측정하는 데 이용될 뿐만 아니라 나노기술과 입체영상기술, 원자레이저 개발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노벨상과 함께 1000만크로나(약 12억2500만원)의 상금을 나눠 받는다.

▼연구업적▼입자는 같은 것끼리 서로 뭉치려고 하는 ‘보존(Boson)’과 서로 떨어지려고 하는 ‘페르미온(Fermion)’ 등 두 종류가 있는 것으로 추측돼 왔는데 페르미온 상태는 그동안 관측됐지만 보존에 대해서는 1924년 이런 성질이 처음 예측된 이후 70여년 동안 실험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코넬, 케털리, 와이먼 박사는 수많은 보존 원자들이 마치 하나처럼 서로 뭉쳐 있는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는 아주 낮은 온도에서 각각의 원자들을 똑같은 에너지 상태로 만들었기 때문으로 이런 상태가 되면 일정한 크기의 상자 안에 원자를 무한히 넣을 수 있다. 이들의 업적은 앞으로 원자 하나하나를 조작하는 나노기술에 큰 공헌을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대성이론을 만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인도 과학자 보즈는 1924년 원자들을 절대온도 0K(영하 273도)에 가까운 아주 낮은 온도에서 서로 응집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이를 ‘보즈-아인슈타인 응집’이라고 한다.

1995년 코넬과 와이먼 박사는 5000만분의 1K라는 아주 낮은 온도에서 2000개의 루비듐 원자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케털리 박사도 같은 해 10만개의 나트륨 원자를 응집시키는 데 성공했다.

김정욱 고등과학원장은 “원자물리학의 기본이 되는 이론을 증명한 것으로 이들의 업적이 발표됐을 때부터 노벨상 후보로 손꼽혀왔다”고 밝혔다. 제원호 서울대 교수도 “빛을 같은 상태로 응집시킨 것이 바로 레이저 빛”이라며 “이들의 업적은 물질의 역사에서 레이저와 같은 혁명적인 변화를 갖고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스톡홀름APAFP연합>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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