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군 언제 투입할까]북부동맹 공세 ‘지상전 길닦기’

  • 입력 2001년 10월 9일 18시 49분


북부동맹 '탈레반 공격'
북부동맹 '탈레반 공격'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이틀째 공습을 가한 8일을 기점으로 미군 등 다국적군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알려주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반(反)탈레반 북부동맹측이 공습을 계기로 탈레반 정권 전복을 위한 전면공격에 나섰다. 북부동맹측은 7일 미군 영국 공군이 대규모 폭격을 가한 탈레반의 최대 전략 거점인 마자르이샤리프가 크게 파괴된 것을 확인했으며 자신들이 8일 이 도시 내의 탈레반 군사시설들에 대한 지상공격을 본격 개시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아프간 공습 피해상황

북부동맹은 “이 도시를 점령할 경우 300㎞ 떨어진 수도 카불을 1주일 내 점령할 수 있다”며 이미 북동부 바글란에서 탈레반 장교 7명과 병사 1200명이 투항했다고 주장했다.

북부동맹은 또 7일 공습당한 탈레반의 또 다른 북부 군사요충 쿤두즈를 비롯해 바지스, 고르, 발크, 사망간 지역에 대해서도 8일 공격을 개시했다고 전했다.

북부동맹의 전면 공격은 다국적군의 지상 투입을 위한 정지작업의 성격이 강하다. 압둘라 압둘라 북부동맹 외무장관은 “미국이 48시간 안에 지상전을 벌일 것”이라고 8일 밝혔다.

다국적군도 지상전을 서둘러야 할 이유가 분명한 만큼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산 지역이 많은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10월 중순부터 폭설이 내리는 데다 아프가니스탄 내에 공습을 거듭할 만한 군사시설이 빈약하고, 공습이 오래 갈수록 이슬람권의 반발과 후속 테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아트 이글턴 캐나다 국방장관은 8일 JTF2 소속 특수부대원들을 포함해 2000명의 병력과 프리깃함 허큘리스 수송기 등을 며칠 내 테러와의 전쟁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단 지상전이 시작되면 탈레반군이 소련과의 전쟁에서와는 달리 쉽게 허물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탈레반은 소련과의 전쟁 당시에는 미국의 막대한 군사보급품을 받았으나 지금은 외교적으로 고립된 상태. 또 당시에는 성전이라는 대의명분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테러 비호 세력으로 비난받고 있다.

한편 지상작전을 가장 먼저 수행할 특수부대의 경우 미군 영국군은 이미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작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상태. 파키스탄군 프랑스군 러시아군 특수부대 역시 작전을 수행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규모 지상전을 수행할 신속대응군으로는 미군의 경우 제10경보병 산악사단 1000명가량이 이미 우즈베키스탄에 파견돼 있으며 파키스탄 인근 해역의 군함들과 이집트에서도 각각 2200명과 2만3000여명의 병력이 대기 중이다. 영국군 역시 1만여명이 오만에서 훈련 중이며 뉴질랜드도 8일 지상군 파견 의사를 밝혔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