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빈 라덴 신병 美인도요구 안 거절

입력 2001-09-28 19:12수정 2009-09-19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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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정부는 28일 아프가니스탄에 다시 대표단을 보내 탈레반측에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을 미국에 인도하라고 촉구했으나 탈레반은 또 이를 거부했다.

군 장성과 성직자, 학자 등 16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이날 오전 특별기편으로 탈레반 정권의 본거지인 남부 칸다하르에 도착, 최고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를 만나 빈 라덴을 인도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공격에 직면할 것이며 파키스탄도 외교관계를 단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탈레반측은 “빈 라덴을 넘겨줄 수 없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고 미 CNN 방송이 보도했다.

앞서 파키스탄 관리들은 “지난번 대표단에 포함됐던 마울라나 사미울 하크 등 친탈레반 인사들이 이번에는 배제됐다”고 밝혀 이번 대표단이 탈레반에 확고한 경고메시지를 전달하고 빈 라덴의 신병 인도를 강력히 촉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파키스탄내 친 탈레반 정당인 자미아트 에 이슬라미의 대표단 4명도 29일 육로로 칸다하르를 방문, 오마르와 만나 해결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탈레반은 28일 이번 테러사건을 조사하고 범인 검거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슬람회의기구(OIC) 특별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탈레반 관리가 밝혔다. 앞서 탈레반측은 27일 빈 라덴에게 자진 출국을 권고하는 최고성직자회의 결정을 인편으로 통보했다고 밝혀 그동안 보여온 강경한 태도에서 한발 물러선 듯이 보이기도 했다.

압둘 살림 자에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빈 라덴이 성직자 회의가 결정한 권고내용과 이를 오마르가 승인했다는 사실을 접수했다”면서 “빈 라덴은 실종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혀 탈레반이 빈 라덴의 소재지를 알고 있음을 내비쳤다.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끝내 빈 라덴을 넘겨주지 않을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외교 관계 단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 몰래 입국한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지 여기자 1명을 체포해 조사중이라고 파키스탄에 있는 아프간 이슬람통신(AIP)이 28일 보도했다. 선데이 익스프레스도 이날 자사 기자인 이본 리들리가 파키스탄 국경과 가까운 잘랄라바드 근처에서 탈레반 민병대에 의해 억류됐다고 확인했다.

탈레반 관계자는 “리들리 기자가 여권 등 신분 증명 서류를 지니지 않은 채 아프가니스탄인 복장을 하고 불법 입국했다”고 주장했다.

<이종훈기자·이슬라마바드〓홍권희기자>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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