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복전쟁 대비 '에너지 비상계획'

입력 2001-09-27 18:51수정 2009-09-1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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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미국이 테러참사에 대한 보복전쟁을 시작한 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1주일 이상 배럴당 30∼35달러로 오르면 석유류에 붙는 교통세 및 특별소비세를 30% 내리고 정유업체가 내는 수입 및 판매부과금 납부기한도 늦춰줄 방침이다. 또 차량10부제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유흥업소 영업시간을 단축키로 했다.

만약 전쟁이 아프가니스탄 이외의 지역으로까지 확대되고 1년 이상 끌어 수급차질이 예상되면 지역별 배급제를 실시하고 정부비축유 방출과 수급조정명령권을 발동키로 했다.

본보가 27일 입수한 정부의 ‘에너지분야 비상계획’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 등은 최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예상되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고 대책을 마련했다.

▽단계별 대응방안 내용〓미국의 공격이 아프가니스탄에 국한되고 단기전으로 끝날 때를 상정한 1단계에서는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배럴당 30달러를 넘지만 곧 안정될 전망. 이 경우 정부는 직접개입 없이 유가 상승분을 시장에서 흡수하고 추가경정예산 항목을 일부 조정해 석유비축예산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유가가 1주일 이상 배럴당 30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가정한 2단계에서는 현재 6대 도시와 공공기관에서만 실시 중인 차량10부제를 전국적으로 민간에까지 확대하고 유흥업소 영업시간을 2시간 가량 줄일 방침이다.

또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교통세는 현재 ℓ당 588원과 185원에서 441원과 130원으로, 등유의 특소세는 현재 82원에서 58원까지 한시적으로 낮아진다. 원유와 석유제품 관세가 내리고 ℓ당 14원인 수입부과금과 ℓ당 17∼36원인 등유 휘발유 부생연료유의 판매부과금 납부도 유예된다. 국지전이지만 전쟁이 길어질 경우를 상정한 것으로 가장 현실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정부는 보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3단계는 전면전 장기전으로 가면서 원유확보에 차질이 생길 때의 대책. 정부비축유를 방출하고 차량5부제와 함께 각 시도에 석유 물량을 배정하는 지역별배급제를 실시한다. 또 정부가 유종(油種)별 최고가격을 고시하고 특정 유종의 수출을 금지하고 생산량을 조정하는 수급조정명령권도 발동할 방침이다.

▽국내 에너지 수급상황〓현재 국내 하루 소비량은 석유 200만배럴, 액화천연가스(LNG)가 2만8000t에 이른다. 정부와 민간 비축량은 석유가 1억5100만배럴로 74.5일분, LNG가 59만t으로 21일분.

한국의 중동지역 의존도는 석유 79.4%, LNG가 48%여서 전쟁지역이 넓어지고 기간이 길어지면 어떤 형태로든 악영향이 예상된다. 다만 전기는 예비율이 20% 이상이어서 화력발전소를 거의 가동하지 않아도 공급부족은 없을 것으로 정부측은 전망한다.

미국의 보복공격 후 에너지분야 3단계 비상계획
단계별 시나리오조치 내용
1단계(국지전,조기수습)
유가 일시적 30달러대 상승
유가인상분 시장 흡수
석유 재고 및 비축 확대
원유도입선 다변화
2단계(국지전,장기화)
유가 1주일 이상 30달러대
차량 10부제 실시
유흥업소 영업시간 단축
유류의 교통세 특소세 인하유류 관세 인하
3단계(전면전, 장기화)
원유 수급차질 발생
비축유 방출
지역별 유류 배급제 실시
수급조정명령권 발동
차량 5부제 실시
(자료: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김상철·박중현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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