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덴, 日서 통신기기 구입 의혹…마이니치신문 보도

  • 입력 2001년 9월 25일 16시 59분


미국 동시다발 테러의 배후조종자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이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위성통신기기 등 첨단 제품을 구입했다고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영국 주재 한 통신기기 연구자의 말을 인용해 빈 라덴의 측근 중 한 명인 중동 출신의 에삼 알리디가 90년대 중반까지 일본과 미국, 영국 등에서 군사물자를 사들이는 역할을 맡았다고 전했다. 이 연구자는 미국 및 영국 정보기관과 깊숙이 관련돼 있다.

이 연구자에 따르면 알리디는 90년대 초반 일본을 방문해 일본제 고성능 통신기기, 특히 위성통신기기를 집중적으로 구입했으며 빈 라덴이 위성전화를 통해 지령을 전달할 때 일본제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알리디가 일본에서 통신기기를 구입할 때 누군가로부터 안내를 받았을 것으로 보아 빈 라덴의 조직 알 카이다가 일본 내에도 거점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이 연구자는 시사했다.

알리디는 이밖에도 미국에서는 총기나 중고 수송기를, 영국에서는 잠수도구와 고정밀 거리측정기 등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디는 그후 빈 라덴과의 사이가 나빠지면서 신변 위험을 느끼고 미국 정보기관에 보호를 요청해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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