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격목표-루트]아프간 4개주 테러캠프 융단폭격

  • 입력 2001년 9월 16일 22시 44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임박하면서 공격목표가 어디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를 아라비아해에 전진 배치하고 해병대 특수부대를 파키스탄에 급파한 미국은 16일 공격로 확보를 위해 파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공격 목표〓미국의 1차 공격목표는 이번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기지와 은신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프가니스탄의 동부 4개주. 미국은 잘랄라바드와 다룬다 등의 산악지대에 위치한 4개 테러캠프와 반군지도자 마울비 유누스 칼리스 소유의 농장을 이번 연쇄테러를 저지른 무자헤딘 전사가 훈련받은 곳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빈 라덴이 이끄는 무장세력에 무기와 식량 등을 보급하는 수도 카불공항과 주요 이동경로로 이용되고 있는 로가르도 미국의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만약 탈레반정권이 빈 라덴의 인도 요청을 거부하고 끝까지 저항할 경우 탈레반 정권 전복을 2차 목표로 정해 파키스탄과 이란 국경을 봉쇄한 뒤 카불과 주요 시설에 대한 무차별 전면 공격을 단행할 수도 있다. 미국 고위층은 이번 전쟁의 목표는 테러의 근거지를 뿌리째 뽑기 위한 것이라며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제거 대상인 빈 라덴과 탈레반의 물라(최고 종교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소재지를 파악하기 위해 현재 야구공 크기 물체의 움직임까지 식별할 수 있는 미 우주사령부(USSC) 소속 50여개의 첩보위성과 24개의 위성네트워크를 풀가동해 추적하고 있다.

▽공격로〓미국이 구상중인 아프가니스탄 공격의 큰 골격은 먼저 항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고 폭격기를 발진시켜 융단폭격으로 테러지원자 빈 라덴과 탈레반정권의 근거지를 초토화하는 것. 필요한 경우 파키스탄을 통해 ‘델타포스’ 등 특수부대를 침투시켜 작전을 펼친다는 것.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이 아라비아해와 흑해 등으로부터 1600㎞ 떨어진 내륙국이란 사실이 미국에는 커다란 고민거리다. 각종 항공기는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기 위해 인접국 영공을 통과해야 한다. 지상군을 투입할 때는 영토 통과와 함께 군 기지 사용 허가를 얻어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인접국을 상대로 공항 등 군사기지 사용을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러시아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미국이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은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공항과 탈레반 반군세력이 장악중인 바그람의 옛 공군기지. 두샨베공항과 바그람 기지는 유럽 등지에서 발진한 전투기가 러시아와 주변국 방공부대의 보호를 받으며 자유롭게 이착륙할 수 있는 곳이다.

지상군 투입과 관련해 이 두 곳은 특수부대의 전초기지로도 이용될 수 있지만 전쟁이 장기전이 될 경우 연료공급의 어려움 등이 예상되기 때문에 파키스탄의 적극 협조가 필요한 상태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공군기지 또는 코소보 전쟁 때와 같이 터키, 유럽내 공군기지를 이용할 수도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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