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 참사]영화 '인디펜던스…'와 너무 흡사

  • 입력 2001년 9월 12일 19시 08분


미국의 심장부가 테러에 강타 당하는 장면을 CNN방송 등을 통해 지켜본 시민들은 96년 당시 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미국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를 떠올렸다. 영화는 외계인에 의한 ‘테러’를 다룬 것이고 이번 사건은 지구인에 의한 테러지만 형태는 흡사하다.

우선 공격받은 지점이 거의 일치한다. 뉴욕의 경우 영화에서는 외계인의 우주선이 맨해튼 한복판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빛의 에너지’로 와해시킨다. 이번 경우도 맨해튼 세계무역센터가 ‘비행기 공격’으로 주저앉았다. 워싱턴의 경우 영화에서는 백악관을 공격했고 현실에서는 국방부를 파괴했다. 영화에서는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 주요국의 수도도 공격했지만 현실에서는 피츠버그 근처에서 납치여객기 한 대가 격추돼 ‘미수’에 그쳤다.

두 경우 모두 핵무기 등으로 공격한 것이 아니라 생명체가 타고 있는 비행체를 이용했다.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같다. 시간을 미리 정해 놓고 누군가에 의해 프로그래밍된 대로 공격이 진행됐다. 두 경우 모두 비행체가 심장부에 진입하는데도 미국의 방공망은 무력했다.

영화에서 미국 대통령 휘트모어는 백악관을 에어포스원으로 탈출해 뉴멕시코에 있는 비밀기지에서 지휘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네브래스카 전략기지사령부에서 지휘하다 에어포스원으로 백악관에 돌아왔다. 중요한 순간에 두 인물 모두 에어포스원에 있었다.

백악관에는 안보담당보좌관 라이사가 있었고 영화에서는 여성 공보수석비서관이 있었다.영화 속 휘트모어는 “7월4일은 더 이상 미국의 독립기념일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해 싸운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선언한다. 부시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국가적 비극을 경험했다”면서 강경 보복을 다짐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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