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개혁 저항하면 자른다”…각 성청 차관에 경고

  • 입력 2001년 9월 11일 18시 39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10일 각 성청의 사무차관을 만나 ‘최후 통첩’을 했다.

그는 구조개혁에 대한 소신을 강조한 뒤 “개인적으로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만 협력하지 않는 사람은 ‘목’을 자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총리가 검토를 지시한 특수법인의 폐지와 민영화에 대해 각 성청이 반대 의사를 밝힌 데 대한 경고로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미 자신의 방침을 따르지 않는 특수법인의 총재나 이사장은 경질하겠다는 뜻은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특수법인을 관장하는 사무차관에게 ‘겁’을 준 것.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각 성청의 대신(장관)은 정치인인 까닭에 각 성청의 사무차관이 직업관료의 정점이다. 일부 사무차관은 “가시 돋친 말도 아니었으며 함께 개혁을 해 나가자는 말이었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총리가 ‘인사권’을 내세워 업무를 독려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긴장했다는 후문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당내 ‘저항 세력’으로 알려진 하시모토파의 회장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를 만나 협조를 당부했다. 하시모토 회장은 “특정 특수법인의 이름을 개혁 대상으로 지목하는 것은 삼가 달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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