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감축 정부-군부 이견

  • 입력 2001년 7월 31일 20시 27분


미군병력 감축 문제를 놓고 미 국방부의 민간지도부와 이들의 지시를 받고 있는 군부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국방부 내 이견의 핵심은 미래의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첨단무기 개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의 미군 병력규모를 줄이는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하는 문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군부측에 2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병력규모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미사일방어체제를 비롯한 첨단 전투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일선 군지휘관들은 새 전략을 수행하는 것이 행정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지상군과 전진 배치가 필요할 수 있다며 군병력 감축방안에 수긍하지 않고 있다.

미 국방부는 4년마다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실시하는 국방전략 재검토(QDR) 과정에서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민간지도부를 대표하는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과 군부를 대표하는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차장의 공동 책임하에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QDR 보고서 제출 마감일(9월30일)을 두달 앞둔 현재까지 기본골격인 군병력 감축 문제에 대해서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럼스펠드 장관과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10년째 유지돼온 윈-윈전략을 폐기하는 대신 △하나의 주요 전쟁에서 확실히 승리하고 △미 본토를 방어하며 △침략 저지를 위해 세계 도처에 군병력 배치를 유지하며 △돌발 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제한적인 소규모 군병력을 유지하는 4가지 임무를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전략을 당초 내놓았다.

그러나 군병력과 관련된 논란이 계속되자 4가지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도록 요구했던 내용을 철회하고 최소한의 군병력 증원으로 신속히 적을 격퇴해야 한다는 내용도 삭제해 수정안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QDR 보고서가 마련되더라도 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데 국방부의 민간지도부와 군부는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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