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허가 첫 한국음악 팬클럽 '도레미' 류훙빈 회장

  • 입력 2001년 7월 30일 18시 34분


최근 한국 대중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한류(韓流) 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에서 한국 음악 마니아들의 대규모 모임이 만들어졌다. 중국 정부가 허가한 1호 팬클럽인 ‘도레미 팬클럽’이 그것.

29일 베이징에서 만난 ‘도레미…’의 류훙빈(劉o斌) 회장은 베이징 강철학원 부속 중학교에 재학 중인 고교 2학년생.

“아홉살 때 가족과 함께 노래방에 갔다가 이수만의 ‘행복’을 듣고 한국 가요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97년에 ‘H.O.T.’의 ‘캔디’를 듣고는 한국 음악팬이 돼버렸습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한국 음악을 수용해서 중국 음악의 수준도 높이고 싶어요.”

6월 결성된 ‘도레미…’의 회원은 베이징, 옌볜, 상하이 등 중국 각 지역에 걸쳐 1만명에 이른다. 요즘도 13세 청소년부터 20대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한달 평균 3000명이 넘는 회원이 새로 가입하고 있다.

8월17일부터 2박3일간은 ‘도레미…’ 회원 1000명이 서울을 방문해 NRG 공연을 감상하고 안재욱 이정현 ‘베이비복스’ 강타 등 한류 열풍의 스타와 만남을 갖는다. 그는 “이번 방문을 위해 1인당 3800위안(약 40만원)이라는 거금이 들었지만 한국 문화를 공부하는 수업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가요가 미국 일본 등 선진 음악보다 중국에서 인기를 얻는 비결을 “한중 수교 이후 가장 먼저 중국에 들어온 외국 음악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피부색이 다른 인종이어서 거리감이 있고, 일본의 경우 역사 교과서 왜곡과 관련해 감정이 나쁜 편이에요. 반면 한국 음악은 이정현의 정규 음반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도 복사판이 대박을 터뜨릴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그는 수업이 없는 주말이면 인터넷과 잡지를 통해 한국에 관한 정보를 얻고 있다. 앞으로 한국 음악을 마음껏 들을 수 있는 감상실도 만들 계획이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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