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외무장관회의 결산]남북관계 '가뭄' 오래갈듯

  • 입력 2001년 7월 25일 18시 43분


악수하는 韓日외무
악수하는 韓日외무
25일 폐막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회의는 남북관계의 소강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임을 확인해 주었다.

남측 대표단은 북한 백남순(白南淳) 외무상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남북 당국간 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으나 복잡한 ARF 회의 진행 방식과 북측의 소극적인 태도에 묻혀 버렸다. 북측이 ARF에 처음으로 제시한 연례 안보전망보고서도 미국에 대한 비난으로 일관해 북-미대화도 요원할 것임을 시사했다.

▽성과 없는 남북접촉과 ARF 외무장관회의〓북측 대표단은 회의 및 식사시간에 남측 대표단과 자리를 나란히 했으나 의미있는 대화를 전혀 나누지 못했다.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은 “북한 수석대표인 허종(許鍾) 외무성 순회대사에게 조속한 남북대화 재개 및 2차 남북정상회담의 성사가 필요하다는 우리측 입장을 전달했다”며 “그러나 허 대사는 ARF회의 대표로만 위임받았다고 말해 다른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의장국인 베트남이 ARF 회원국들의 의견을 취합해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및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지지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해준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회의에서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 강행에 대한 중국 및 러시아의 비난 발언이 이어졌으나 북측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ARF연례 안보전망보고서에 나타난 남북 관심사 비교▼

남한항목북한
한미일 공조 통해 대북포용정책 추진한반도 평화정착
확보방안
외세의 불공정한 민족문제 간섭 종식
교류협력확대, 긴장완화, 이산가족 해결 기여남북정상회담 평가김정일위원장의 업적. 후속회담 성공적 개최로 한반도정세 변화
조기 개최 희망2차 남북정상회담구체적 언급 없음
냉전구조가 남아있는 동북아 안보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아·태지역 안보전망냉전종식후 10년 지났으나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동북아에 냉전유산 잔존
세계화 틀안에서 국가간 협력증대 필요대외정책자주적 입장에서 상호존중, 불간섭, 평등 및 호혜원칙 견지
대량파괴무기와 운반체계 억제위한 지속적인 노력군축 및 비확산주한미군과 미국의 한반도내 핵·미사일 배치 중지. 일본 재무장 저지

▽북한 연례안보 보고서 의미〓북측 보고서는 미측의 태도 변화 등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남북 및 북-미대화의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임을 보여주었다.

이 보고서는 5월 ARF 고위관리회의(SOM)에 제출했던 보고서 초안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6월 초 미측의 북-미대화 재개 선언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대화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북측은 보고서에서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으로 인해 북-미관계 및 94년 제네바합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북측은 대남비난을 자제하고 6·15공동선언 이행을 강조해 남북대화 재개의 여지는 남겼다.

<하노이〓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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