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해고자 재취업 유도 확산

  • 입력 2001년 6월 20일 18시 51분


‘회사가 좋아지면 다시 함께 일합시다.’

미국 기업들이 경기 둔화로 직원을 대량 해고하면서 훗날 재취업을 유도하는 계획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9일 보도했다.

경기 회복시 구인난에 대비할 수 있는 데다 남은 직원의 사기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조사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경비절감을 위해 해고하는 직원을 하청업체에 알선해준다. 하청업체는 이들에게 봉급과 수당을 지급하지만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 대해 ‘정규직원으로는 절대 고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다. 재취업이 쉽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3월 전직원의 13%를 감원하겠다고 발표한 온라인 증권사인 찰스 슈왑은 경기가 좋아져 18개월 내에 다시 채용하면 보너스로 7500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창업자인 찰스 슈왑 부부는또 감원 대상자의 전직을 돕기 위한 교육비로 1000만달러를 조성, 감원 대상자의 마음을 달래고 있다.

경영자문회사인 액센처는 이달 초 600명의 직원에게 6∼12개월의 장기 유급 휴가를 주었다. 이 기간중 봉급은 20%만 지급하며 경쟁사만 아니라면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도 허용했다. 다만 경기가 좋아지면 회사로 다시 돌아온다는 조건이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장비 제조사인 시스코시스템스는 최근 6000명의 정규직원을 감원하면서훗날 회사로 돌아오고 싶은 사람에 대해서는 해고수당 대신 봉급의 3분의 1을 지급하면서 시스코와 관련이 있는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도록 권고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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