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MD 조기배치안 마련"

  • 입력 2001년 6월 8일 18시 41분


미국은 기술적인 결함과 국제 사회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미사일방어(MD)체제를 조기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8일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행정부는 최근 MD체제를 구성하는 무기 체제의 최대 제작사인 보잉사에 MD체제의 조기 배치 방안을 강구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으며 이에 따라 보잉사는 MD체제의 조기 배치 계획을 만들어 4월23일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실시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보잉사가 제시한 계획은 국방부 산하 탄도미사일방어기구 국장인 로널드 카디시 중장과 MD체제 구축의 기획 담당자인 윌리 낸스 소장의 요구 사항을 토대로 작성됐으며 현재 미 행정부내에서 ‘활발한 검토(active consideration)’가 이뤄지고 있다고 미 정부 고위 관료들은 말했다.

보잉사는 먼저 1단계로 2004년 3월까지 알래스카 지역에 5기의 요격미사일을 배치할 것을 제안했다. 보잉사는 우선 초보적인 수준의 지상 MD체제를 배치한 뒤 2007년까지 50기의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잉사는 2004년 1차로 배치되는 5기의 요격미사일은 새로운 조기경보 레이더 시스템을 이용하기보다는 기존의 조기경보 레이더를 개선해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보잉사는 또 2단계로 2004년 11월까지 석유시추선(platform) 형태의 떠다니는 시설물을 공해에 설치해 미사일 추적 레이더를 배치하자는 구상을 내놓았다. 미 행정부는 공해상에 시설물을 설치하면 적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잉사는 또 MD체제의 조기 배치를 위해서는 요격미사일 시험발사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MD체제의 모체라 할 수 있는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를 위해 클린턴 행정부 당시 3차례의 요격미사일 시험발사가 실시됐다. 그러나 6월중 실시하기로 했던 4차 실험은 8월로 연기됐고 3차 실험은 거의 1년전에 실시됐다.

요격미사일 시험발사는 회당 7500만달러에서 1억달러 가까이 돈이 들기 때문에 시험발사 횟수를 늘리는 문제가 미 행정부의 가장 큰 고민거리일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현재 국방부는 MD체제의 각 구성 요소를 차례로 배치해 MD체제를 가능하면 빨리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보잉사를 포함해 여러 회사가 각자 수주한 무기 체제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MD체제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을 둘러싼 러시아와의 마찰 등 국제적인 반대와 관계없이 MD체제를 배치하자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