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사태 개입이후 전망]평화협상 재개 아직 일러

  • 입력 2001년 5월 22일 18시 44분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사태 중식을 위해 미첼 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고 새 중동특사를 임명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해 중동사태 해결을 위한 계기가 마련됐다.

미첼 위원회는 21일 그간의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무조건 폭력을 중단한 뒤 일정한 냉각기간을 거쳐 평화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개입을 꺼리던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미첼 보고서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견해를 밝히면서 분쟁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도 미첼 보고서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아랍연맹(AL)이 이스라엘과의 정치 접촉을 중단키로 한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집트와 요르단은 평화협상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하는 등 미국을 거들었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섬에 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어느 정도 성의를 보여야 할 상황이 됐다. 그러나 이번 충돌로 양측의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졌기 때문에 미국의 노력이 곧바로 평화협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미첼 보고서의 권고안에는 팔레스타인측이 하마스 등 무장저항단체 요원들을 구금하고 이스라엘과의 치안협력을 재개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반이 이 같은 권고안을 실행에 옮기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지난해 9월 동예루살렘을 되찾겠다며 시작한 인티파타(반 이스라엘봉기) 이후 500명 이상이 숨지고 수만명이 다쳤으나 성과는 없는 상태에서 흔쾌히 평화협상 재개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도 미첼 보고서의 권고안 가운데 정착촌 동결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아리엘 샤론 총리는 어떤 경우에도 정착촌을 보호하겠다고 다짐해 왔다. 권고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가는 지지세력인 이스라엘 내 강경파들의 거센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아라파트 수반과 샤론 총리 모두 어렵게 유혈사태를 종식시킬 계기를 찾았으며 미첼 보고서가 기회라는 사실은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일단 무력충돌 중단에 응하면서 강경파들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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