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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2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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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방어 체제란 무엇인가.
“적국이 미국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했을 때 이를 미리 감지해 공중에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도록 지상, 해상, 우주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미국만을 보호하겠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부시 대통령은 이 시스템이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물론 미국의 우방국들도 보호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어떤 방식으로 할 수 있는지에 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러한 체제가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나.
“과학자나 기술자에 따라 의견이 다르다. MD 체제 개발에 관여하는 사람이나 헤리티지재단 등 일부 싱크탱크는 이런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카네기재단 등 다른 전문가 집단은 이 계획의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카네기재단은 최근 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 효과적이랄 수 있는 그 어떤 MD 체제도 8년 정도만 지나면 다른 기술이 개발되기 때문에 쓸모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MD 체제의 개발은 성공했나 실패했나.
“70년대 노스다코타주 핵미사일 지하 격납고를 보호할 목적으로 제한적인 방어 시스템이 구축된 바 있으나 미국 전역 또는 지구 전체의 미사일 방어 체제를 구축한 적은 없었다. 미국은 최근까지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의 실험을 수차례 실시했는데 성공하기도 했고 실패하기도 했다.”
―MD 시스템이 꼭 필요한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등 일부 전문가들은 생화학무기나 핵무기를 실을 수 있는 적국의 탄도탄이 미국과 우방국에 점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방어시스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 중앙정보국(CIA)의 한 전문가는 최근 의회에 출석해 미국의 미사일 위협 주장이 과장된 것이라고 증언했다.”
―비용은 얼마나 소요되나.
“아직 모른다. 부시 대통령은 ‘세부 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 비해 소규모로 추진했던 미사일 방어 구상은 300억∼600억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었다. 부시 대통령이 추진할 폭넓은 MD 체제는 2000억달러가 넘게 들어갈 것으로 일각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구축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
“미 행정부 일각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해인 2004년까지 최소한 시스템 일부를 배치하기를 희망하며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D 체제 구축에 따른 문제점은 없는가. “
무엇보다도 1972년 미국이 옛 소련과 맺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문제가 있다. 미국은 냉전종식 이후 미국에 대한 위협은 러시아가 아니라 이라크 북한 등 불량국가로부터 나오고 있다며 ABM 협정의 무용론을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런 미국의 주장을 일축하며 미국의 MD 체제 구축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유럽도 미국의 구상에 회의적이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