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윈윈전략 포기한다

  • 입력 2001년 4월 16일 16시 07분


미 국방부가 빠르면 내달중 윈윈(win-win)전략 을 폐기할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개의 전쟁을 동시에 승리로 이끈다는 윈윈전략은 90년대 들어 미군이 취해온 전쟁 대응전략의 대원칙이었다. 특히 윈윈전략은 한반도와 중동에서 동시에 전쟁이 발발하는 경우를 주요 모델로 하고 있어 우리에게도 커다란 이해관계를 갖는다.

윈윈전략의 폐기는 조지 W 부시 새 행정부가 마련중인 21세기 신군사독트린의 일환이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지난달 부시 대통령에게 미군의 군사전략을 유럽에서 아시아 태평양 중심으로 전환하고 윈윈전략을 포기할 계획 이라고 보고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는 10년전에 비해 이라크와 북한의 군사력이 약해졌고 남한의 군사력이 강화됐다는 점, 또한 미 군사력으론 사실상 2개의 전쟁을 치를 수 없다는 분석이 윈윈전략을 폐기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군사전문가 마이클 오핸런은 윈윈전략의 수행을 위해서는 1개 전선당 각각 4∼5개의 사단과 해병여단, 10개 전투비행단, 50대의 장거리 폭격기, 5개 항모전투단을 유지해야 한다 면서 사실상 윈윈전략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윈윈전략 반대론자들은 윈윈전략은 육군 위주의 재래식 전쟁에 집착하는 근시안적 개념 이라고 비판한다. 걸프전과 코소보전을 통해 전차나 화포위주의 재래식 무기보다 장거리 폭격기와 정밀 유도무기, 미사일, 함선 등 기동성이 뛰어난 장거리 공격 무기의 중요성이 입증됐다는 것이다.

윈윈전략의 폐기는 아시아 태평양 중심의 군사력 재편 방안과 더불어 향후 미군의 구조와 역할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전망이다. 윈윈전략이 육군을 위주로 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당장 전차와 포대 등의 필요성이 크게 줄고 항공모함과 전투기 규모도 대폭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