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인간구제역환자 35년전 발생했었다

  • 입력 2001년 3월 27일 18시 43분


영국 칼라일 인근에 구제역으로 도축된50만마리 가축을 묻기위해 만들어진 대형 구덩이.
영국 칼라일 인근에 구제역으로 도축된
50만마리 가축을 묻기위해 만들어진 대형 구덩이.
영국에서 기록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발생했던 인간 구제역(口蹄疫) 환자가 6년 전 사망했다고 더 타임스지가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1966년 7월 영국 북동부 노섬벌랜드에 살던 보비 브루이스(당시 35세)가 이 병에 걸려 최소 5개월 가량 앓았다고 전했다.

브루이스는 당시 동물과 직접 접촉하지 않고 단지 도살 장면을 지켜본 지 나흘 만에 발병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제역에 걸린 젖소에서 나온 우유를 먹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그는 처음에는 목이 따끔거리고 열이 오르며 손과 발, 혀 등에 물집이 생기는 증세가 나타났다고 당시 영국 의학저널에 실린 보고서가 전했다. 첫 증상이 나타난 지 3∼4일 뒤에는 물집이 퍼졌고 발가락 사이와 혀가 짓무르기 시작하며 고열이 계속됐다는 것. 이런 증상은 몇주 뒤 사라졌다가 그로부터 1주일 뒤 다시 나타났고 발병한 지 5개월 뒤 다시 재발한 뒤 사라졌으나 이후 재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에는 영국 의학 사상 첫 인간 구제역 환자가 세간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더 타임스는 27일 의회에 보고될 공식보고서를 인용해 영국 북동부의 한 중국식당이 사용한 밀수 육류가 영국 구제역 사태의 원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도했다.

이 식당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꿀꿀이죽)가 이번 구제역 사태의 진원지인 노섬벌랜드 헤돈온더월에서 돼지 사료로 사용됐다는 것. 정부관리들은 수개월간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육류밀수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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