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허베이省연쇄폭발]새벽 5곳서 "꽝"…사망자 200명 추정

  • 입력 2001년 3월 18일 18시 40분


중국 허베이(河北)성 성도인 스자좡(石家庄) 시내 5곳에서 16일 폭발사건이 잇달아 발생, 108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친 사고로 중국이 떠들썩하다.

당국은 40대 실직 노동자를 용의자로 판단, 전국에 수배했지만 범행 동기 등은 의문에 싸여 있다. 폭약전문가가 아니면 하기 힘든 일이라 당국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많다.

사고는 오전 5시를 전후해 스자좡 시내 5곳에서 연이어 일어났다. 국영 제3 면방직공장 숙소 5층 건물 한 동이 완전히 붕괴됐으며 제7 면방직공장 숙소도 파괴됐다. 제1 면방직공장 숙소에 인접한 건축관련 공공기관에서도 폭발사고가 났다. 홍콩 언론들은 일련의 사고로 숨 진 사람이 2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허베이성 공안당국은 사고 하루 뒤인 17일 용의자로 제3 면방직공장 해고노동자인 40대 남자를 긴급 수배했다. 사고가 일어난 5개 건물 중 두 곳이 그의 집에 인접해 있다. 청각장애인인 그는 9일 윈난(云南)성에서 애인을 살해한 뒤 도피중이라고 공안당국은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폭약전문가가 아니고서는 5층 건물을 순식간에 폭파시킬 수 없다며 의문을 표시한다. 제3 면방직공장 숙소는 5층 건물 네 모서리에 폭약이 골고루 장착돼 폭발과 동시에 바로 붕괴됐으며 이 사고로 105명이 한꺼번에 숨졌다.

여러 곳이 동시에 폭파된 것도 의혹이다. 공안당국은 동일인 소행이라고 밝혔지만 범행 대상에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정부에 불만을 품은 파룬궁이나 소수민족 분리독립 단체에 대해서도 내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자좡에서는 지난해 9월에도 영화관과 버스터미널, 주유소 등지에서 연쇄폭발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