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신무기 경쟁…대만, 美첨단 병기 구매

  • 입력 2001년 3월 2일 18시 32분


중국과 대만이 서로 마주보는 해안(양안·兩岸)에 막강한 군비를 집중하면서 ‘양안 관계’에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이지스 구축함 4척과 24대의 아파치 헬기, 디젤 엔진 추진 잠수함 8척 등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첨단 무기의 구매를 추진중이라고 대만 연합보(聯合報)가 1일 보도했다.

대만은 또 △12대의 P―3C 대잠함 초계기 △100기의 대함(對艦) 하푼 미사일 △44기의 MK48ADCAP 어뢰 △미 육군의 주전차인 MIA2 탱크 48대의 구매를 제의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앞서 대만은 최근 첨단 장비를 갖춘 최신 M―109A형 자주포 300문의 구매 계약을 미국과 체결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장치웨(章啓月)대변인은 1일 “미국의 대규모 무기 판매는 중국의 안보를 해치고 아태지역 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을 방문중인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의 저우밍웨이(周明偉)부주임도 “미국이 무기 판매를 계속할 경우 폭발적인 상황이 나타나 미중 관계를 후퇴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중국도 최근 러시아로부터 첨단 수호이(SU)―27 전투기 엔진 100개를 들여와 조립생산에 들어갔다. 영국으로부터는 중국군의 시안 JH―7 전폭기에 장착될 롤스로이스 스페이 터보팬 엔진 80∼90대의 구매도 추진중이다. 대만을 겨냥한 단거리 미사일도 계속 증강, 현재 300기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안 군비 경쟁의 직접적인 빌미를 제공한 것은 ‘힘의 외교’를 내세운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부시 행정부는 중국 견제의 일환으로 대만을 지원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시달리는 대만의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졌다.천수이볜(陳水扁)총통은 지난 달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이지스 구축함 판매를 직접 요청했고 부시 대통령은 최근 답신을 통해 대만 방어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위기감을 느끼는 중국이 대만을 향한 군비를 키우고, 다시 대만이 미국제 화력 증강으로 맞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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