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불상파괴 강행…탱크-로켓포 동원해 제거

  • 입력 2001년 3월 1일 23시 42분


아프가니스탄의 집권세력인 탈레반이 1일 우상파괴 작업의 일환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마애석불을 포함해 아프간 전역의 불상을 파괴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불상파괴에 반대해온 유네스코(유엔과학교육문화기구)를 비롯해 아시아 등 불교권 국가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쿠드라툴라 자말 탈레반 정보문화장관은 이날 불상 파괴작업이 1일 오전부터 시작돼 진행 중 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불상을 파괴할 것 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은 불상 파괴를 위해 탱크와 로켓포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미얀 지방의 사암절벽에 새겨진 2개의 마애석불은 2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각각 높이가 53m와 37m에 달하는 규모이며 헬레니즘 양식의 영향을 받은 수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탈레반 집권 이후 이미 이 두 석불은 총탄 세례를 받아 얼굴 부분이 훼손된 바 있다.

자말 장관은 마애석불 외에 6000여개의 불교 관련 작품이 소장돼 있는 카불 박물관을 비롯해 가즈니, 헤라트, 잘랄라바드, 칸다하르 등지의 박물관에 있는 고대 불상들도 파괴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탈레반 최고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는 지난달 26일 우상숭배를 금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모든 불상을 파괴하라 는 내용의 포고령을 발표했었다.

포고령 발표 직후 유네스코와 프랑스는 불상 파괴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고 태국 캄보디아 스리랑카 미얀마 등 동남아의 불교권 국가들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마츠우라 고이치로 유네스코 사무국장은 불상파괴 행위는 세계적으로 특이한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에 복구 불능의 해를 끼치는 재앙 이라며 아프간의 불상, 특히 마애석불의 손실은 인간애의 상실을 가져올 것 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탈레반측은 이번 작업은 아프간 내부 문제 라며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일축하고 있다.

탈레반 세력은 본래의 이슬람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며 이슬람 신정(神政)국가 건설을 목표로 1980년대부터 무장저항운동을 벌여 96년 아파간 영토의 거의 대부분을 장악한 원리주의 경향의 학생운동세력이다.〈카불=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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