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새 노동장관 차오 지명…무역대표부엔 죌릭

  • 입력 2001년 1월 12일 18시 25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1일 차기 행정부의 노동장관에 미치 매코넬 상원의원(공화·켄터키)의 부인인 일레인 차오 전 평화봉사단장을 지명했다.

부시 당선자는 또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의 측근으로 과거 공화당 행정부의 국무부와 재무부에서 활약한 바 있는 로버트 죌릭 전 국무차관보를 대외무역협상을 총괄하는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지명했다.

이틀간 워싱턴에 머물렀던 부시 당선자는 이날 텍사스주 크로포드에 있는 자신의 목장으로 떠나기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 노동장관 지명자를 발표했다. 린다 차베스 전 지명자가 불법 이민자 고용 논란 끝에 사퇴한 지 이틀만이다.

아시아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 행정부 장관직에 오르게 되는 차오 노동장관 지명자는 이날 "미국의 가장 귀중한 자원인 남녀 근로자들을 보호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죌릭 USTR대표 지명자는 부시 당선자가 지지하는 자유무역정책을 촉진하기 위해 의회의 민주 공화 양당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장관 일레인 차오…아시아계 첫 여성각료 기록▼

스스로 물러난 린다 차베스에 이어 미 차기 행정부의 노동장관으로 지명된 대만계 일레인 차오(47·여)는 일솜씨와 개혁마인드를 검증받은 인물로 통한다. 노동문제를 다룬 경험은 별로 없지만 30대 후반에 부장관을 지내는 등 행정부 고위직을 맡을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보수적인 두뇌 집단인 헤리티지재단의 특별회원으로 있으며 이번 내각 인선에서도 교통장관 입각이 유력시 됐으나 민주당 소속의 현 상무장관 노먼 미네타를 우선 배려하다 보니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차오는 1991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재임시 교통부 부장관에서 평화봉사단장으로 발탁됐으며 92년부터 96년까지는 심각한 재정난을 겪던 국립 자선단체 '유나이티드 웨이 오브 아메리카'의 회장으로 영입돼 개혁을 충실하게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린다 차베스와는 달리 미국 노동조합총연맹(AFL-CIO)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편이다.

8세때인 62년 대만을 등지고 부모를 따라 미국에 건너온 차오는 1975년 마운트 홀요크 대학을 졸업했으며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땄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시티은행에서 금융을 익혔다.

법무부차관보, 연방판사 출신으로 켄터키주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상원의원(58)이 남편으로 슬하에 3남매를 두고 있다.

▼USTR대표 로버트 죌릭…시장개방 중시 원칙주의자▼

미국의 대외무역 협상을 관장하는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지명된 로버트 죌릭(47) 전 국무부 차관보는 제임스 베이커 전국무장관과 바늘과 실처럼 붙어다닌 특별한 사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자가 플로리다주에서 법정공방을 벌일 때 이를 진두지휘했던 제임스 베이커 전국무장관을 따라 자원봉사자로 36일간 일했을 정도로 그의 베이커 전장관에 대한 충성심은 지극하다. 항간에서 베이커 몫 으로 자리에 올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베이커 전장관이 로널드 레이건 전대통령 행정부의 재무장관을 맡고 있을 당시 행정비서를 맡았으며 그후 베이커 전장관이 부시 당선자의 부친인 조지 부시 전대통령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국무부의 경제담당 차관보로 자리를 옮겼다.

단과대학 명문인 펜실베이니아주(州) 스와스모어대학에서 문학사를 전공, 75년 졸업한 뒤 81년에는 명문 하버드대학에서 공공정책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미국의 개방주의는 미국에 언제나 승리의 카드였다"고 말하는 자유무역론자. 샬린 바셰프스키 현 USTR 대표는 그를 "시장개방과 규칙을 존중하는 원칙주의자"라고 평했다.

죌릭 지명자는 앞으로 유전자변형 농축산물 수입문제 등을 둘러싸고 유럽연합(EU)과 치열한 무역 전쟁을 치러야 하는 중책을 떠맡게 됐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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