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취임식 앞두고 경호 비상

  • 입력 2001년 1월 11일 17시 26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워싱턴에 경호 비상이 걸렸다.

부시 당선자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그의 당선에 불만을 품은 시민과 각종 인권단체 등이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워싱턴시는 의회 서편 광장에서 열리는 취임식 이후 부시 당선자가 백악관까지 취임 퍼레이드를 벌일 펜실베니아 애버뉴와 백악관 주변에 모두 16개의 검문소를 설치하고 가방 검색 등을 통과한 사람들에 한해서만 연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특히 백악관 주변에선 별도의 티켓을 가진 사람들만 취임 퍼레이드를 지켜볼 수 있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 취임 행사를 지켜보는 시민들에게 경찰과 경호팀이 사전에 위험물 소지 여부 등을 검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그나마 검문을 통과한 시민들도 각목으로 사용할 소지가 있는 피켓 막대는 휴대할 수 없고, 플래카드를 내걸 가능성이 있는 곳에는 접근이 통제되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대들은 부시 당선자의 취임에 항의하는 기습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부시 후보의 지지자들 및 경찰과 곳곳에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4월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총회 때 대규모 시위를 주도했던 브라이언 베커는 부시 당선자는 펜실베니아 애버뉴를 행진하는 동안 계속 시위대를 직면하게 될 것 이라고 호언했다.

워싱턴 경찰은 73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취임식 때 수만명이 베트남 반전 시위를 벌이며 닉슨 대통령의 리무진에 돌을 던졌던 불상사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천명의 경찰을 동원할 예정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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