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1년반만에 아프간서 모습 드러내

  • 입력 2001년 1월 11일 01시 22분


1998년 224명이 숨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 폭파사건을 배후조종한 혐의로 미국의 ‘공적(公敵)1호’로 지명돼 수배중인 오사마 빈 라덴이 약1년6개월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치러진 아들 결혼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랍에미리트의 위성방송 알 자제라는 9일 정규뉴스 시간에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시에서 열린 아들 모하메드의 결혼식에 참석해 웃는 모습을 방영했다.

며느리는 80년대 아프가니스탄 내전 때 빈 라덴과 함께 소련에 맞서 싸웠던 이집트 출신 동지 아부 하파스 알 마스리의 딸. 신랑과 신부는 아버지들이 소련과 싸울 때 파키스탄에서 태어났다고 방송은 전했다. 나이는 알려지지 않았다.

알 자제라는 카펫 위에 빈 라덴과 아들, 사돈 알 마스리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도 내보냈다. 삼엄한 경계 속에 치러진 이날 결혼식에는 많은 아프가니스탄 고위 관리가 참석했다.

참석자 가운데는 81년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을 암살한 배후세력으로 지목된 이집트 과격단체인 ‘지하드’의 지도자 아아만 엘 자와히리도 참석했다. 엘 자와히리도 빈 라덴과 같이 수년째 아프가니스탄에 은신 중이다.유엔은 지난달 빈 라덴을 인도하지 않는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리반에 대해 무기 금수 등 제재조치를 가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손님을 적에게 넘기는 것은 이슬람 전통에 어긋난다”며 인도를 거부하고 있다.

〈두바이=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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