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임기말 정책 남발" 클린턴 발끈

  • 입력 2001년 1월 6일 19시 30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20일 퇴임을 앞두고 정력적으로 주요 정책을 잇달아 시행하자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자측이 크게 반발, 양 진영간에 마찰이 거세지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5일 미국 숲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8개주 약 2400만㏊의 삼림을 자연보호림으로 선포, 벌목과 도로 개설을 일절 금지시켰다.

공화당의 짐 핸슨 하원의원은 “클린턴 대통령의 조치는 터무니없는 권한 남용”이라며 “부시 대통령 당선자가 집권하면 의회와 함께 이를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지난해 말 첩보기구를 신설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사실까지 이날 뒤늦게 밝혀져 부시 진영을 더욱 자극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새로운 첩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각급 정보 기관을 망라한 첩보기구를 신설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5일 밝혔다. 새 기구는 해커들이 정부와 민간업계의 기밀을 절취하는 첩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국방부 등 첩보 기관간의 정보 공유와 업무 조정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CI―21’로 명명된 새 기구의 이사회는 의장인 루이스 프리 FBI 국장 이외에 CIA 차장, 국방부부장관 및 법무부장관 대리인으로 구성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아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는 “클린턴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비버처럼 부지런히 일하고 있지만 우리가 집권하면 그가 내린 조치들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부시 진영의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부시 진영과 클린턴 진영은 현재 미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설전을 계속해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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