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무주택자 집지어주기 운동 풀러 국제해비타트총재

  • 입력 2000년 12월 14일 18시 39분


“내년 8월 76개국 정상이 동시에 집짓기에 참여하는 이벤트를 추진 중이고 저와 지미 카터 전미국대통령은 그때 한국에서 집을 짓고 있을 겁니다. 한국 해비타트운동의 역량과 파급력을 높이 평가해 내린 결정입니다.”

밀라드 풀러 국제해비타트 총재는 14일 방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운동을 통해 50만명이 주거지를 확보하면서 가정과 직장을 찾았다”며 “한국은 젊은이들의 참여가 높아 기대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해비타트운동은 영세 무주택자들에게 자원봉사자들이 집을 지어주는 운동으로 76년 미국에서 시작돼 현재 76개국에 10만여채를 공급했다. 최근에는 더스틴 호프먼 등 유명배우들이 집짓기에 참여, 홍보를 벌였고 내년 봄에는 미국 상원의원 전원이 참여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95년 시작돼 78채가 지어졌다. 최근 전남 광양에 들어선 ‘평화를 여는 마을’(32가구) 건설 때에는 1350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다.

풀러총재는 내년 8월5일 충남 아산 등 5곳에서 열리는 ‘지미 카터 건축사업 2001’ 준비차 내한했다. 84년 시작된 이 행사는 카터 전미국대통령이 세계를 순회하며 1주일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집을 짓는 해비타트의 홍보행사.

내년에는 코라손 아키노 전필리핀대통령도 참여할 예정이고 120채 건설을 목표로 국내외 자원봉사자 9000명을 모집하고 있다. 그는 “노벨상 수상자인 김대중대통령도 기꺼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풀러총재는 북한에서의 집짓기에 관해 ‘이 운동을 신의 사업으로 보자’고 전제한 뒤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간절히 원하고 있는 만큼 조속한 성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 해비타트 정근모(鄭根謨·호서대 총장)이사장은 “99년 필리핀 행사 때는 외국인으로는 미국 다음으로 한국인 자원봉사자가 많았다”며 “건축 기술자는 물론이고 허드렛일을 할지라도 봉사활동을 통해 배우는 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해비타트를 통해 지어진 주택은 15년간 건축비를 상환할 의지가 있는 가정에 분양된다. 또 의무적으로 집짓기에 참여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공동체의식과 근로의욕이 함양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의 02―2267―3702, www.habitat.or.kr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